도계소녀 完

***
#인터넷 방송 #현학 #사이다 #일상 #개그
소각이 수진계로 영혼 빙의하여 천신만고 끝에 어느 거대 문파의 거물로 성장한 뒤,
이제 마지막 구천현겁 하나만 넘기면 등선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을 때였다.
그러나 소 대원로는 문파 제자들을 보살피기 위해 수진계에 남기로 결연히 결심하고는
은퇴한 원로 같은 한가로운 나날을 며칠 즐기던 참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다.시. 현.세.로. 차.원. 이.동.을. 했.다.고???
게다가 열네 살 소녀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도관 어딘가에서 삼백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깨어난 것이라고???
……삼백 년 전 자신에게 훗날 도사가 된 큰조카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소각은 자신이 낡아 빠진 도관 속에 온전한 모습으로 누워 있지 못하고
필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다른 곳에 처박혀 있었을 거라고 확신했다.
현재 전직 수진계 거물이자 현직 신원 미상의 무적자 소녀인 소각은
공부하는 것 외에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돈을 버는 것임을 깨달았다.
큰조카의 현손제자가 너무나 가난해서 이 작은 도관조차 지켜내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불도와 도도를 겸수하고 결국 부적 수련으로 귀결된 대원로는
천도라는 이 망할 놈을 멱살 잡아 비틀어 죽이고 싶었다.
청정무위? 일념의 진심?
하하. 다들 투전승불이 누군지 알기는 하는지 모르겠네?
겉으로는 불교와 유교를 두루 닦은 듯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도법자연을 품고 있는 소각은
옆집 사찰 앞에 가판을 깔고 점을 칠 수 있을지 그 실현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