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녀를 기만하여, 그녀의 나라를 멸망시켰다……
제1장 왕실의 추문
오늘은 소인 장공주(昭仁長公主) 조승옥(趙承玉)이 시집가는 날이다.
소문 속의 소인 장공주 조승옥은 권세가 대단하여 조정을 장악하고 있었으며, 지금의 황제조차 이 황누나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를 정도였다. 그녀가 시집을 간다면 그 광경은 필시 성대하여 온 조정을 뒤흔들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오늘 경성 거리엔 적막만이 감돌았고 구경하는 사람조차 단 한 명 없었다. 혼행 행렬 역시 겨우 몇 명뿐이었으며, 중매인도 예물도 없었다.
천자가 명을 내려, 공주의 혼례를 누구도 구경하지 말 것이며 누구도 입에 담지 말라 엄명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왕실의 추문이었다. 조승옥이 시집가는 상대가 고위 관료나 명망 있는 귀족이 아니라, 바로 환관인 위간(衛諫)이었기 때문이다.
이틀 전, 당조의 대장군 혁련남준(赫連南駿)이 개선하여 돌아와 대전에서 황제에게 혼인을 청했다. 장안군의 딸 백신월(白新月)을 아내로 맞이하겠다는 청에 황제는 즉각 허락했다. 일찍이 혁련남준을 흠모해 온 조승옥은 그가 회조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입궐했다. 황제에게 자신을 혁련남준과 혼인시켜 달라고 청하려 했으나, 대전에 들기도 전에 황제가 혁련남준과 백신월의 혼인을 허락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이 일로 조승옥은 황제 조승환(趙承桓)과 크게 다투었고, 조승환을 몹시 난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다투어도 조승환은 혼지(賜婚)를 거두어들일 기색이 없었다.
그를 압박하고 위협하기 위해, 조승옥은 분노에 휩싸여 대전 안의 험악한 분위기도 모른 채 들어온 한 환관을 가리키며 선언했다. "황제께서 본궁을 혁련 장군에게 시집보내기 싫으시다면, 차라리 본궁을 이자에게 시집보내시지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하십시오!"
말을 마친 조승옥은 들어온 환관이 누구인지 쳐다보지도 않은 채 분노하며 소매를 휘두르고 장덕전(章德殿)을 나갔다.
우습게도 그날 저녁, 혼인하라는 성지가 그녀의 장화궁(章華宮)에 도착했다.
그녀의 친동생인 현 황제 조승환은 혁련 가문의 눈치를 보느라 정말로 왕실의 체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환관에게 시집보낸다는 명을 내린 것이다.
이 운 좋은 환관의 이름은 위간으로, 궁중 총관태감이이자 비호위(飛虎衛) 지휘사였으며 궁 밖에 저택을 두고 있었다.
성지가 내려진 바로 다음 날 혼례가 치러졌다. 매파도 예물도 없이, 꽃가마 한 대가 조승옥을 위간의 저택으로 실어 날랐다.
가마가 저택에 들어섰으나 연회도, 배례를 올릴 당도 없었다. 배례는 생략되었고 조승옥은 곧장 신방으로 보내졌다.
술을 조금 마셔 얼굴이 발그레해진 위간이 신방으로 들어왔다. 조승옥은 이미 스스로 면사포를 벗어 던지고 침상에 단정히 앉아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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