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文案):
세상 사람들은 태수(太守)의 외동딸 소류형(苏流萤)이 대중 앞에서 혼약을 거절하며, 평생 안왕(安王)의 세자 누월(楼樾)에게 시집가지 않겠노라 맹세한 것을 알고 있다.
훗날 소 씨 일가는 멸문지화를 당하고, 소류형은 궁비(宮婢)로 전락하여 늙은 내시와 대식(对食, 궁녀와 내시가 부부처럼 지내는 것)을 하라는 하사를 받게 된다.
재회한 날, 그는 존귀한 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녀는 무릎을 꿇고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가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며 살며시 어루만졌다. “너는 후회하느냐?”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혈루를 흘렸다.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좋다!”
그는 승낙했으나, 자신이 그녀에게 선물했던 단검으로 그녀를 베어 선혈이 낭자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 그녀가 가장 후회하는 것은 혼약을 거절한 것이 아니라, 그를 사랑한 것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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