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궁정화슬침,오지리적천명 1-1986

전쟁과 궁중 정치,
그리고 안락한 무릎베개가 공존하는 오스트리아의 운명
***
남에게는 전쟁을 시키고, 너 행운의 오스트리아여, 결혼이나 하라!
군신이 너에게 줄 수 있는 것을, 사랑의 신 또한 너에게 줄 수 있으리라.
나폴레옹 전쟁의 포화는 이미 걷혔고 한때 유럽에 평화를 가져다주었던 빈 체제는 이미 온통 구멍이 뚫려 너덜너덜했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파랑도 없는 평화의 표면 아래로 암류가 소용돌이치는 시대의 소용돌이자 폭풍우가 치기 전의 고요함이었다.
공기 중에는 땀이 증발하여 피어오르는 안개가 자욱했고 매캐한 검은 연기는 숨을 쉬기 힘들게 만들었으며
우아한 식탁 위에서는 한 무리의 군인과 양복을 입은 뚱뚱한 이들이 서로 밀고 당기며
세계라는 이름의 거대한 만찬을 게걸스럽게 탐하고 있었다.
벽에는 반 고흐의 자화상이 걸려 있었고 귓가에는 슈트라우스 부자의 왈츠가 맴돌았다.
갑자기 음악이 행진곡으로 바뀌고 화면도 전장으로 전환되어
군인들이 열병식 발걸음으로 정렬한 채 기관총과 철조망을 향해 걸어갔다.
포탄 한 발이 땅바닥에 떨어지고 포화가 걷힌 뒤 수많은 기병이 포병이 위치한 진지를 향해 돌진했다.
커다란 소음과 함께 증기 전차 한 대가 계속해서 불을 뿜어냈다.
목제 비행기 한 대가 지면에 바짝 붙어 날아간 뒤 폭탄을 떨어뜨리고는 급상승하여 구름층을 뚫고 빛을 찬란하게 발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