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운공자 完

중원 강호인들이 마교라 부르는 곳의 좌호법이자
그 미치광이 교주에게 대단히 영광스럽게도 후계자로 낙점된 몸……
어휴 솔직히 털어놓자면 그녀는 평생 혼자서 구차하게 목숨이나 부지하고 싶을 뿐인데.
다만— 하아, 그녀는 워낙 운이 좋았던 탓일까.
열 살 어린 나이에 교주가 준수한 천노 하나를 하사했고
살아남기 위해 그녀와 천노는 바늘과 실처럼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며 손발을 척척 맞췄다.
그는 평생 그녀를 따르겠다고 약속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 평생이로다!
꽃다운 열네 살에는 동서남북 분간도 못 하는 녀석에게 소리소문없이 어여쁜 뒤태를 보이고 말았는데
으음…… 그저 등일 뿐이니 별일 아니야 별일 아니라고
그녀가 시원시원하게 책임질 필요 없다며 넘어가 주려 했다.
한데 그녀의 대범함과 달리 상대는 어찌나 고집스러운지 기어이 그녀를 의누이로 삼겠다고 우겨대는 게 아닌가!
의남매라고? 듣자 하니 운가장에는 강호에 자자한 악습이 하나 있다던데……
아— 실책이다! 실책이야!
구중천 밖 끝없는 봄빛이자 치명적인 양귀비꽃 같은 이 천선에게 엮여버린 이상 그녀가 과연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